"값싼 인력 착취 끝났다…'소명의식' 방패 삼은 군의료 정책 실패부터 자인하라"
병원의사협, "돈 벌려 복무 단축" 유영하 의원 발언에 맹폭…"망언 철회·사과하라"
공보의 편입 98명 추락·현역 입대 폭증 외면…'36개월 강제 노역' 프레임 정면 반박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군의관·공중보건의사(공보의) 복무기간 단축 요구를 두고 "의사들이 소명의식을 버리고 돈을 벌기 위해 단축을 요구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의료계가 정면으로 들고일어났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하 병의협)는 성명을 내고 국가 정책 실패로 초래된 군·공공의료 수급 붕괴의 책임을 청년 의사들의 도덕적 흠결로 둔갑시킨 '파렴치한 책임 전가'라며 발언 철회와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발단은 지난 8월 31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였다. 유 의원은 군의관·공보의 복무기간 단축 논의를 두고 "의사가 소명의식을 내팽개치고 돈을 벌기 위해 복무기간을 단축해 달라는 것"이라며 "국가가 이를 받아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병의협은 즉각 반발했다. 병의협은 3일 성명서를 통해 "군의관과 공보의가 사라지는 본질적 이유는 소명의식 결여가 아니라, 시대 변화를 쫓아가지 못한 채 낡은 징집 틀에 안주한 국가 제도의 파탄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 수치로 증명된 붕괴…'소명의식'이 아니라 '제도적 퇴출'
병의협이 제시한 수치는 군의료 붕괴의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연간 500~800명 선을 유지하던 신규 공보의 편입 규모는 2024년 249명, 2025년 250명으로 반토막 난 데 이어, 2026년에는 사상 최저치인 98명으로 폭락했다.
반면 의대생의 현역병 입대는 2020년 150명에서 2024년 1,363명, 2025년 8월 기준 2,838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했다. 군사훈련을 제외하고도 36개월을 채워야 하는 군의관·공보의 대신, 처우가 개선된 18개월 일반 사병 복무를 선택하는 '합리적 엑소더스'가 고착화된 것이다.
병의협은 "한쪽에는 18개월 복무를, 다른 한쪽에는 3년이 훌쩍 넘는 복무를 제시해 놓고 후자를 기피한다고 청년들을 '돈만 밝히는 파렴치한'으로 모는 것이 과연 정상이냐"고 꼬집었다. 실제로 의대 재학생 대상 설문조사 결과 99.0%가 군의관·공보의 기피 원인으로 긴 복무기간을 꼽았으며, 복무기간을 24개월로 현실화할 경우 지원 의향이 90% 이상으로 반등한다는 객관적 지표마저 나와 있는 상태다.
■ 장비 없는 부대에 전문의 방치…비효율 편제 감추려 의사 악마화
병의협은 국방부가 내세우는 군의관 정원과 현장 배치의 기형적 모순도 직격했다. 세극등 현미경조차 없는 격오지에 안과 전문의를 앉혀두고, X-ray 장비도 없는 곳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에게 단순 진료를 맡기며, 수술실도 없는 환경에 외과 전문의를 방치하는 '무면허 진료소 수준의 인력 낭비'가 횡행하고 있다는 폭로다.
협회는 "장비조차 갖추지 못한 허울뿐인 의무실을 유지하기 위해 과도한 정원을 설정해 두고, 이를 채우지 못하니 복무기간을 줄일 수 없다는 주장은 완벽한 본말전도"라며 "불필요한 비진료 행정 편제를 과감히 쳐내고 실제 야전 진료 수요에 맞춰 군의관 소요부터 전면 재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청년 의사 착취로 유지되는 군의료 끝났다…국방 트랙 등 전면 쇄신 착수하라"
병의협은 의사를 특권층처럼 부각하며 희생을 당연시하는 정치권의 인식에도 날을 세웠다. 유 의원이 "우리 사회에서 선생님 호칭은 의사밖에 없다"며 소명의식을 강요한 데 대해 "의사 직업윤리와 국가 병역제도 설계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며 "의사라는 이유로 동년배 청년들보다 두 배 긴 병역을 감내해야 할 법적·도덕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를 향해 단순한 땜질식 복무 단축을 넘어선 근본적 구조개혁을 촉구했다. 세부 방안으로는 ▲군의관·공보의 복무기간 24개월 현실화 ▲군의료와 지역 공공의료 인력 및 인프라의 전면 통합 운영 ▲불필요한 비진료 행정 편제 감축 ▲군 장학생 제도 개편을 통한 '국방·지역 트랙' 신설 및 파격적 처우 개선 등을 제시했다.
병의협은 "청년 의사의 강제 희생에 기생해 연명해 온 군의료 체계의 수명은 이미 다했다"면서 "국가가 할 일은 청년 의사들의 소명의식을 시험대에 올려 단죄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들이 기꺼이 선택할 수 있는 정상적인 제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값싼 인력 착취 끝났다…'소명의식' 방패 삼은 군의료 정책 실패부터 자인하라"
병원의사협, "돈 벌려 복무 단축" 유영하 의원 발언에 맹폭…"망언 철회·사과하라"
공보의 편입 98명 추락·현역 입대 폭증 외면…'36개월 강제 노역' 프레임 정면 반박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이 군의관·공중보건의사(공보의) 복무기간 단축 요구를 두고 "의사들이 소명의식을 버리고 돈을 벌기 위해 단축을 요구한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 의료계가 정면으로 들고일어났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이하 병의협)는 성명을 내고 국가 정책 실패로 초래된 군·공공의료 수급 붕괴의 책임을 청년 의사들의 도덕적 흠결로 둔갑시킨 '파렴치한 책임 전가'라며 발언 철회와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발단은 지난 8월 31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였다. 유 의원은 군의관·공보의 복무기간 단축 논의를 두고 "의사가 소명의식을 내팽개치고 돈을 벌기 위해 복무기간을 단축해 달라는 것"이라며 "국가가 이를 받아줘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병의협은 즉각 반발했다. 병의협은 3일 성명서를 통해 "군의관과 공보의가 사라지는 본질적 이유는 소명의식 결여가 아니라, 시대 변화를 쫓아가지 못한 채 낡은 징집 틀에 안주한 국가 제도의 파탄 때문"이라고 질타했다.
■ 수치로 증명된 붕괴…'소명의식'이 아니라 '제도적 퇴출'
병의협이 제시한 수치는 군의료 붕괴의 심각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연간 500~800명 선을 유지하던 신규 공보의 편입 규모는 2024년 249명, 2025년 250명으로 반토막 난 데 이어, 2026년에는 사상 최저치인 98명으로 폭락했다.
반면 의대생의 현역병 입대는 2020년 150명에서 2024년 1,363명, 2025년 8월 기준 2,838명으로 기하급수적으로 폭증했다. 군사훈련을 제외하고도 36개월을 채워야 하는 군의관·공보의 대신, 처우가 개선된 18개월 일반 사병 복무를 선택하는 '합리적 엑소더스'가 고착화된 것이다.
병의협은 "한쪽에는 18개월 복무를, 다른 한쪽에는 3년이 훌쩍 넘는 복무를 제시해 놓고 후자를 기피한다고 청년들을 '돈만 밝히는 파렴치한'으로 모는 것이 과연 정상이냐"고 꼬집었다. 실제로 의대 재학생 대상 설문조사 결과 99.0%가 군의관·공보의 기피 원인으로 긴 복무기간을 꼽았으며, 복무기간을 24개월로 현실화할 경우 지원 의향이 90% 이상으로 반등한다는 객관적 지표마저 나와 있는 상태다.
■ 장비 없는 부대에 전문의 방치…비효율 편제 감추려 의사 악마화
병의협은 국방부가 내세우는 군의관 정원과 현장 배치의 기형적 모순도 직격했다. 세극등 현미경조차 없는 격오지에 안과 전문의를 앉혀두고, X-ray 장비도 없는 곳에서 영상의학과 전문의에게 단순 진료를 맡기며, 수술실도 없는 환경에 외과 전문의를 방치하는 '무면허 진료소 수준의 인력 낭비'가 횡행하고 있다는 폭로다.
협회는 "장비조차 갖추지 못한 허울뿐인 의무실을 유지하기 위해 과도한 정원을 설정해 두고, 이를 채우지 못하니 복무기간을 줄일 수 없다는 주장은 완벽한 본말전도"라며 "불필요한 비진료 행정 편제를 과감히 쳐내고 실제 야전 진료 수요에 맞춰 군의관 소요부터 전면 재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청년 의사 착취로 유지되는 군의료 끝났다…국방 트랙 등 전면 쇄신 착수하라"
병의협은 의사를 특권층처럼 부각하며 희생을 당연시하는 정치권의 인식에도 날을 세웠다. 유 의원이 "우리 사회에서 선생님 호칭은 의사밖에 없다"며 소명의식을 강요한 데 대해 "의사 직업윤리와 국가 병역제도 설계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며 "의사라는 이유로 동년배 청년들보다 두 배 긴 병역을 감내해야 할 법적·도덕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정부와 국회를 향해 단순한 땜질식 복무 단축을 넘어선 근본적 구조개혁을 촉구했다. 세부 방안으로는 ▲군의관·공보의 복무기간 24개월 현실화 ▲군의료와 지역 공공의료 인력 및 인프라의 전면 통합 운영 ▲불필요한 비진료 행정 편제 감축 ▲군 장학생 제도 개편을 통한 '국방·지역 트랙' 신설 및 파격적 처우 개선 등을 제시했다.
병의협은 "청년 의사의 강제 희생에 기생해 연명해 온 군의료 체계의 수명은 이미 다했다"면서 "국가가 할 일은 청년 의사들의 소명의식을 시험대에 올려 단죄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들이 기꺼이 선택할 수 있는 정상적인 제도를 만드는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