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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동정심평원 AI시대 국제심포지엄

덴탈프레스
2026-08-30

심평원 국제심포지엄, 의료AI ‘임상 안착’ 위한 제도 혁신 논의

“AI 확산 속도는 신뢰의 속도”…수가·데이터 거버넌스·규제체계 재설계 필요

국내외 전문가, 의료AI ‘개발→임상→제도’ 전환 과정의 핵심 과제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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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인공지능(AI)이 진단 보조를 넘어 진료지원과 행정, 의약품 안전관리, 보건의료 정책 영역으로 빠르게 확장하면서 의료AI의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수가·데이터 거버넌스 정비가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28일 서울 앰배서더 풀만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AI 대전환, 보건의료 혁신의 미래를 열다-제도, 정책, 그리고 현장을 다시 그리다’를 주제로 ‘2026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는 국내외 보건의료 및 AI 전문가와 규제당국 관계자들이 참석해 의료AI의 실제 임상 적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도적 공백과 데이터 활용 문제, 규제 및 감독체계, 건강보험 보상체계 등을 논의했다.

홍승권 심평원장은 개회사에서 의료AI의 성공적인 확산을 위해 정책·제도와 의료현장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홍 원장은 “AI는 질병 예측과 조기 발견, 환자 맞춤형 치료를 지원하며 보건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의료AI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정책, 제도, 현장이 분절되지 않고 처음부터 함께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심평원은 축적된 보건의료 데이터와 심사·평가 전문성을 바탕으로 정책과 현장을 연결하는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 OECD “의료AI 확산의 핵심은 기술보다 ‘신뢰’”

기조연설에서는 의료AI의 기술적 성능보다 실제 의료체계에 안전하게 적용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에릭 서덜랜드 OECD 선임 보건경제학자는 ‘위해 없이 빠르게 확산하기: 보건의료 분야의 AI’를 주제로 의료AI의 확산과 신뢰 확보 방안을 제시했다.

서덜랜드 학자는 “AI 확산의 속도는 곧 신뢰의 속도로 결정된다”며 현재 보건의료 시스템의 분절성이 AI 활용 과정에서 비용과 위험을 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21세기 보건의료 시스템 구축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디지털 시대 이전에 만들어진 제도, 프로세스, 워크플로우에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의료AI 활용 과정에서 책임 주체를 명확히 하고, 단순 기술 평가를 넘어 AI 도입에 따른 임상적·경제적·재정적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근거 기반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GIST 김준하 교수 “의료AI, 성능 경쟁에서 임상 배치 단계로”

김준하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는 ‘슬기로운 의료 AI 생활: 도구를 넘어 신뢰받는 보건의료 혁신으로’를 주제로 최근 의료AI 기술의 변화 양상을 소개했다.

김 교수는 “최근 12개월 만에 의료AI의 무게중심이 단순 ‘성능 벤치마크’에서 ‘임상 배치’로 급격히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임상 적용 사례로 67세 기침 환자의 흉부 X-ray 판독문 자동 생성, 진료실 대화를 의무기록인 SOAP 노트로 변환하는 작업, 환자 맞춤형 교육자료 생성 등을 시연했다.

이들 과정이 약 4분 안에 연계돼 수행되는 사례를 통해 의료AI가 단일 진단 도구를 넘어 진료 전후의 업무 흐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김 교수는 “AI는 의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의사에게서 키보드를 뺏어 환자를 바라볼 시간을 돌려주는 것”이라며 의료AI의 역할을 ‘의료진의 업무 효율화와 환자 진료시간 확보’라는 관점에서 설명했다.

한국 의료AI 산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하기 위한 과제로는 ▲성과 기반 수가체계 ▲건강데이터 거버넌스 ▲의료진 AI 리터러시 ▲규제 샌드박스 2.0 ▲국제 상호운용성을 제시했다.

특히 기술 자체의 성능뿐 아니라 실제 임상 현장에서 어느 정도의 의료적 가치를 창출했는지를 평가하고 이를 보상체계와 연계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 의료AI 규제도 ‘정적 관리’에서 ‘동적 감독’으로

의료AI의 규제 및 거버넌스에 대한 해외 사례도 소개됐다.

스티븐 더킷 호주 멜버른대학교 명예교수는 ‘의료AI의 제도권 편입: 정책 및 감독상의 과제’를 통해 대규모 언어모델의 확률적 특성과 이에 따른 의료 분야 위험을 설명했다.

더킷 교수는 국가·조직·개인 등 3개 수준에서 의료AI를 감독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의료진이 최종적으로 AI 결과를 확인하는 ‘Human-in-the-loop’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의료진의 검토가 형식적인 절차에 그칠 경우 AI의 위험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AI가 임상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편향과 위험을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는 동적 거버넌스 체계와 윤리적 감사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클라우스 묄드룹 덴마크의약청 데이터·데이터분석 총괄은 규제기관이 AI를 직접 활용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묄드룹 총괄은 의료AI를 ‘규제 대상’과 ‘규제 도구’로 구분하고 위험도에 따른 차등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검색 등 저위험 업무는 AI 활용을 신속하게 확대하는 반면 의사결정 지원과 같은 고위험 영역은 독립적인 검증과 감사 추적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덴마크의약청이 운영하는 실시간 의약품 안전성 감시 시스템 ‘PHAIR’와 의약품 전주기 AI 프레임워크 ‘AIGxP’ 사례도 소개됐다.

의료AI가 규제 대상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규제기관의 업무 효율성과 안전관리 역량을 높이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 국내 의료데이터, ‘보유’ 넘어 ‘활용’이 과제

국내 의료데이터의 경쟁력과 활용 과정에서의 제도적 병목도 주요 의제로 제시됐다.

박래웅 아주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는 ‘AI 기반 보건의료 혁신’ 발표에서 한국의 높은 전자의무기록(EMR) 보급률과 단일보험자 체계에서 축적된 건강보험 청구자료, 약 8,200만 명 규모의 공통데이터모델(CDM) 코호트 등을 국내 의료AI의 주요 자산으로 꼽았다.

다만 의료AI 개발 및 제품화 과정에서는 ▲데이터 접근성 ▲원천 데이터 추출 ▲표준화 비용 ▲데이터 품질 ▲인허가 규제 경로 ▲수가 및 보상 등 6개 분야의 병목이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의료기관마다 상이한 데이터 구조와 표준화 문제, 임상데이터에 대한 접근성, 개발 이후 인허가 및 건강보험 보상체계까지 의료AI의 사업화 전 과정에서 제도적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는 설명이다.

박 교수는 의료데이터 상호운용성을 높이기 위한 ‘KR Core(FHIR)’ 표준 확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흉부 X-ray 판독 생성 모델인 ‘M4CXR’ 사례를 소개하면서 심평원이 단순한 데이터 보유기관을 넘어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관리자이자 실사용근거(RWE) 생성의 핵심 기관으로 역할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대만, AI 활용해 만성질환 관리·보험 효율화

대만의 건강보험 기반 디지털 전환 사례도 소개됐다.

롄위 천 대만 중앙건강보험서장은 ‘대만 건강보험에서의 디지털 기술 활용 극대화: 혁신과 책임의 조화’를 주제로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한 디지털 헬스케어 정책을 설명했다.

대만은 ‘Healthy Taiwan’ 정책 아래 만성질환 관리를 위한 ‘888 프로그램’과 암 사망률 감소를 목표로 하는 ‘Cancer Moonshot’ 등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구글과 협력해 개발한 ‘AI-on-DM’ 모델을 통해 당뇨병 위험도 예측에 소요되는 시간을 건당 20분에서 25초로 줄인 사례가 소개됐다.

디지털 건강보험 카드를 기반으로 한 원격의료 네트워크와 중복 처방을 줄이기 위한 ‘MediCloud 2.0’ 시스템도 대만의 건강보험 기반 디지털 전환 사례로 제시됐다.

이는 의료AI가 개별 의료기관의 진단 보조를 넘어 건강보험 시스템 차원의 질병관리와 의료자원 효율화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 패널토론 “임상 유효성 기반 보상체계 마련해야”

종합 패널토론에서는 의료AI의 지속 가능한 임상 현장 정착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 과제가 논의됐다.

김주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가 좌장을 맡은 토론에는 주요 발표자 4명과 김홍수 서울대학교 보건대학원 교수, 박정환 보건복지부 의료인공지능데이터정책과장, 김무성 심평원 AX혁신실장이 참여했다.

패널들은 의료AI의 현장 확산을 위해서는 데이터의 안전한 개방과 품질 표준화뿐 아니라 임상적 유효성과 실제 의료현장에서의 가치에 기반한 보상 및 수가체계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의료AI는 환자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개발 단계에서부터 임상 적용, 성과 평가, 보험 보상, 사후 모니터링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서 책임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결국 의료AI의 다음 단계는 ‘더 높은 성능의 AI’를 개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진료현장에서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그 가치를 건강보험과 정책체계 안에서 어떻게 평가하고 보상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번 심포지엄은 의료AI가 연구실과 기술개발 단계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임상·제도권 진입 단계로 이동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전문가들은 의료AI의 지속 가능한 확산을 위해 데이터 활용 기반과 상호운용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임상적 유효성 평가, 적정 수가, 위험 기반 규제, 사후감시체계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8월 28일 서울=박종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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